드디어 글 쓸 곳이 생겼다
내용 안내: 이 글에는 심한 불면과 자살 충동을 다룬 과거의 서술이 있으며, 건강 조언이 아니다. 급박한 위험에 처했다면 지역 응급 서비스나 자격을 갖춘 위기 개입 기관에 연락하라.
원문 날짜: 2016-04-23(복구할 수 있는 Wayback 스냅숏 기준)
편집자 주(2026-08-31): 아래는 2016년의 개인 기록이며, 오늘날의 정신 건강·약물 복용·수면 지침이 아니다. 글에 나오는 임의 복약, 증상 숨기기, 교사와 타인에 대한 판단을 따라 하지 말라. 비슷한 일을 지금 겪고 있다면 믿을 만한 사람과 전문가의 도움부터 구하라.
보관 출처: Wayback Machine 스냅숏
10년 전,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과 일을 기록했다. 불행히도 당시 나는 성적이 최상위권이었고, 담임 교사는 내가 명문대 합격의 길을 가야 한다며 반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내 글 공책을 갈기갈기 찢었다. 나는 흩어진 종잇조각을 모아 맞추고, 투명 테이프로 한 장 한 장 붙였다. 그게 아마 내 꿈이었을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나는 울고불고 떼를 써서 아버지에게 노트북을 사 달라고 했고, 그걸로 선협 소설의 도입부를 썼다. 12만 자까지 썼을 때 나는 그만두기로 했다. 매일 밤을 새워 글을 쓰는 일은 즐거움에서 고통으로 바뀌었고, 부모님도 그다지 찬성하지 않았기에 나는 그만두자고 스스로를 순순히 설득해 냈다.
고등학교 생활에 들어서자 불면이 심해졌다. 늘 밤을 새우다 보니 신경쇠약이 왔다. 첫 월례 시험(매달 치르는 학교 정기 시험)에서 나는 전교 500등대를 받았다. 이를 안 아버지는 이제 내 성적에 신경 쓰지 않겠다며, 알아서 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리 큰 타격은 아니었다. 중학교 3년 동안 수십 번의 큰 시험에서 1등을 놓친 건 네 번뿐이었으니, 등수는 내게 더는 기쁨이 아니었다.
가족은 내가 잠을 못 잔다는 걸 몰랐다. 나는 가족과 이야기하기를 거부했는데,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얼마간 있었다. 양 만 마리를 세는 것부터 스탠드를 새벽까지 바라보는 것까지, 온갖 방법으로 스스로를 재우려 해 봤다. 이 극도로 나쁜 상태는 고등학교 2학년 1학기까지 이어졌다. 중학교 3학년 2학기부터 따지면 불면이 벌써 2년 넘게 계속된 셈이다.
나는 괴로웠고, 짓눌렸고, 죽고 싶었다. 그래도 잠을 못 잔다는 사실을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았다. 몰래 약만 먹었을 뿐, 병원에 가서 검사 한번 받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물리 선생님은 내가 신경쇠약이라고 했다. 신경쇠약이 대체 뭔지 몰랐던 나는 이제 끝장났다고 여겼고, 차라리 조용히 죽어 버리자, 남에게 짐이 되지 말자고 생각했다.
학교에 하나뿐인 문과 실험반(성적 우수 문과생 특별반)에서 룸메이트들은 밤마다 『신개념 작문』을 들으며 잠들었는데, 자주 낭독을 맡던 나는 그들을 말없이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두 주도 안 되어 우리가 txt 파일을 보던 mp3의 버튼이 망가졌다.
그 mp3의 주인은 내 아래 침대를 쓰던 친구였다. 초등학교 5학년쯤으로 보였는데, 고입 시험(중국의 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현 전체 2등을 했다. 그에 관해서는 아주 또렷이 기억나는 일이 있다. 그해 고입 시험이 끝나자 그의 아버지는 만나는 사람마다 아들이 시험을 그럭저럭 봤다며 자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택시를 타고 같은 말을 늘어놓았는데, 택시 기사가 껄껄 웃더니 자기 딸은 1등을 했다고 했다. 음, 정말로 1등이었다. 이게 내가 고등학교에서 기억하는 첫 번째 우스갯소리다. 기숙사의 다른 몇 명과는 그리 깊은 사이가 아니었다. 어쨌든 다들 성적이 괜찮아서 현 전체 20등 안에 들었다. 아래 침대 친구와 조금 가까워진 건 그가 우표를 모았고, 내가 타오바오에서 우표첩을 하나 사 줬기 때문이다.
나중에 나는 마음의 병이 있는 담임 교사의 괴롭힘을 도저히 견디지 못해 반을 옮겼다. 쉬는 시간에도 아무도 말하지 않을 만큼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반을 떠나자 생활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내 무대를 찾은 것 같았다. 담임 교사 “쉬궁”은 너무나 “만만”했다. 나는 그다지 우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를 드러내기 시작했다—선생님과 말다툼하기. 꼴찌권 성적의 나는 늘 수업 분위기를 들썩이게 했다. 수업 질서를 어지럽히는 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반 전체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그 뒤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첫 블로그 글에 이렇게 민망하고 시시한 일들만 잔뜩 적었으니 확실히 좀 민망하다. 회사에 가야 하니 일단 여기까지 쓴다.
원문 댓글
큰캥거루:
그 마음의 병이 있다는 담임 선생님 얘기, 자세히 해 줄 수 있어? xd
zb.gs 답글:
1.그 사람 수업에서 필기를 안 했더니, 적지도 않고 기억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필기를 시작했더니, 이번에는 집중해서 듣지 않고 필기만 하면 뭘 배우느냐고 물었다. 2.아침 체조 전에 기숙사를 검사하면서 내 이불을 잘못 갰다며 다시 개라고 했다. 다시 갰더니 쳐다보지도 않고 또 하라고 해서 열 번 넘게 개게 했다. 결국 나는 이불을 내던졌다. 3.어떤 학생이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mp3를 듣고 있자, 그 mp3를 밟아 부수고 위층에서 아래로 던진 뒤 학생에게 뛰어 내려가 주워 오라고 했다. 이 밖에도 많다. 시간 나면 그 사람 이야기를 한 편 써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