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는, 돈의 흐름의 관점에서 보면 단순하다.#

모든 사업의 돈 흐름은 단 4개의 숫자로 요약된다. IN(들어온 돈), TAX(세금), OPER(운영비), NET(남은 돈). 이게 전부다.

현재의 세무는 왜 복잡한가#

지금 우리가 쓰는 세무 시스템을 보자. 수십 개의 세목, 수백 페이지의 세법, 끝없는 예외 조항들.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매달 세무사에게 수십만 원을 내면서도 정확히 얼마를 내야 하는지 모른다.

이 복잡성은 필연적인가? 아니다.

복잡성이 만들어내는 것은 딱 두 가지다. 첫째, 전문가 집단의 일자리. 둘째, 불투명한 틈새. 이 틈새에서 누군가는 이익을 본다. 탈세하는 기업, 뒷돈 받는 공무원, 복잡한 절세 스킴을 파는 컨설턴트들.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보는 세금#

프로그래머의 관점에서 세금을 다시 보자. 모든 거래는 이벤트다. 모든 이벤트는 태그를 가진다. 태그별로 집계하면 끝이다.

function 세금계산(거래들):
    for 거래 in 거래들:
        if 거래.받는사람 == "우리회사":
            bucket["IN"] += 거래.금액
        elif 거래.받는사람 in ["국세청", "지방세청"]:
            bucket["TAX"] += 거래.금액
        else:
            bucket["OPER"] += 거래.금액
    
    bucket["NET"] = bucket["IN"] - bucket["TAX"] - bucket["OPER"]
    return bucket

이게 전부다. VAT? B2B 매출의 10%. 법인세? 이익의 9~25%. 복잡한 계산은 모두 자동화할 수 있다.

투명한 미래의 세무#

상상해보자. 모든 기업의 거래가 실시간으로 국세청 서버에 전송된다. 블록체인이든 API든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투명성이다.

국세청은 매달 자동으로 세금을 계산한다. “이번 달 내실 세금은 X원입니다"라는 알림이 온다. 기업은 확인하고 납부한다. 끝.

세무 조사? 필요 없다. 모든 거래가 투명하니까. 절세 컨설팅? 필요 없다. 세율이 단순하니까. 탈세? 불가능하다. 모든 돈의 흐름이 보이니까.

누가 이걸 막는가#

이 단순한 시스템이 현실이 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복잡성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세무사, 회계사, 컨설턴트, 그리고 이 복잡한 시스템의 틈새를 이용하는 모든 이들. 정부 입장에서도 복잡한 세법은 재량권이다. 재량권은 권력이고, 권력은 놓기 싫은 법이다.

하지만 기술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오픈뱅킹 API로 모든 거래를 추적할 수 있다. AI로 거래를 자동 분류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조작을 막을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의지다#

국가와 기업이 진정으로 윈윈하려면, 투명성을 선택해야 한다.

기업은 숨길 게 없어야 하고, 정부는 복잡한 세법 대신 단순하고 공정한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 세금이 자동으로 계산되고 납부되는 시스템에서는 탈세도, 부패도, 불필요한 행정 비용도 사라진다.

세무사들이 직업을 잃는다고? 마차 몰던 사람들도 자동차가 나왔을 때 그랬다. 하지만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했다. 복잡성을 관리하는 일보다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결론#

세무는 원래 단순하다. 돈이 들어오고, 세금을 내고, 운영비를 쓰고, 남는다. 이 단순한 진실을 복잡하게 만든 건 인간의 탐욕이다.

기술은 이미 있다. 이제 필요한 건 용기다. 투명하고 단순한 세상을 만들 용기.

복잡성의 수혜자들은 저항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언제나 단순함과 투명성의 편이었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4개의 숫자로 충분하다. IN, TAX, OPER, NET.


현실적 의문 — 초간단 Q&A#

Q A
현금 거래는 어떻게 잡나? POS·계좌·QR결제만 허용하고, 현금은 월 단위로 자진신고 + 무작위 표본조사. 실시간 추적은 카드·계좌 흐름으로 충분.
VAT 면세·영세율 사업자는? IN 이벤트에 품목·업종 코드 태그 추가 → 국세청 서버가 자동으로 0 % 처리. 사업자는 별도 입력 없음.
대손·환불 발생 시? ‘반품’ 태그가 붙은 OUT 이벤트를 보내면 VAT·법인세 자동 재계산, 다음 달 고지서에서 차감.
급여·4대 보험이 TAX냐 OPER이냐? 지급 시점에 원천세·4대 보험료는 자동으로 TAX 버킷, 순급여는 OPER로 내려감. 실질 분류 고민 필요 X.
AI 분류가 틀리면? ① 24시간 내 이의제기 버튼 ② 사람이 수동 수정 ③ 수정 결과가 모델 학습 데이터로 재투입.
해외 거래·환율 변동은? 결제 시점의 T+0 환율을 IN 태그에 포함. 연말 정산 때 국세청이 동일 기준으로 일괄 조정.
프라이버시 우려? 총액·태그만 전송. 거래 상대·메모 등 민감 정보는 영지식 증명(zk-proof)으로 숨김.
세무사 생계는? ‘장부 기장’ 대신 ‘데이터 감사·알고리즘 검증’ 역할로 전환. 자격 갱신 교육 지원.
정부가 데이터 악용하면? 모든 계산 로직·접근 기록을 블록체인에 public 로그로 저장. 누구나 검증 가능.
도입 비용은 누가 내나? 오픈 API·표준 라이브러리를 무상 배포. 기업은 기존 회계 SW 업데이트만 하면 끝.

요약: 4 버킷에 태그만 제대로 붙이면 나머지는 서버가 알아서 한다 — 그게 핵심. 다른 디테일은 정부 ↔ SW업계가 풀 문제다. 우리는 세금만 내고, 시스템은 단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