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AI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인용문을 읽어 보길 권한다. 1968년에 엘스버그가 키신저에게 한 말이다:
“헨리, 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나도 몇 년 전에 누가 해 줬더라면 좋았을 말이요. 당신은 오랫동안 자문역으로 일했고, 1급 비밀 정보도 많이 다뤄 왔죠. 그런데 이제 곧 1급 비밀(top secret)보다 높은 특별 비밀취급인가(clearance)를, 아마 열다섯 개나 스무 개쯤, 한꺼번에 잔뜩 받게 될 거예요.”
“나도 이런 걸 여러 개 받아 봤고, 이제 막 받은 다른 사람들도 알고 지냈으니, 이런 비밀취급인가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몰랐던 사람이 그걸 받으면 어떤 영향을 받는지 꽤 잘 알아요. 그리고 그 비밀취급인가들이 당신 앞에 열어 줄 정보를 읽으면 어떤 영향을 받는지도요.”
“첫째, 새로 접한 정보 가운데 어떤 것들에, 그리고 그 전부가 — 이렇게나 많다니! 믿을 수가 없어! — 갑자기 손에 들어왔다는 사실에 들뜰 거예요. 하지만 둘째, 거의 그만큼 빨리, 바보가 된 기분이 들 거예요. 대통령들과 다른 이들은 가졌고 당신은 갖지 못했으며, 당신으로서는 짐작조차 못 할 방식으로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게 분명한 이 모든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른 채, 몇 년 동안 이 주제들을 연구하고, 글로 쓰고, 이야기하고, 대통령들이 내린 결정을 비판하고 분석해 왔으니까요. 특히 당신은 몰랐던, 그리고 그들이 가졌다는 것조차 몰랐던 이 모든 정보에 실제로 접근할 수 있었던 관료와 자문역 몇몇과 십 년 넘게 말 그대로 어깨를 맞대고 지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바보처럼 느껴질 거고, 그들이 그 비밀을 당신에게 그토록 감쪽같이 숨겨 왔다는 데 어안이 벙벙할 거예요.”
“바보가 된 기분이 들 거고, 그 기분은 2주쯤 갈 거예요. 그다음, 매일 들어오는 이 모든 첩보 보고를 읽기 시작하고, 그냥 1급 비밀인 자료보다 훨씬 더 철저히 접근이 제한된, 도서관 여러 채를 통째로 채울 만한 감춰진 정보를 활용하는 데 익숙해지고 나면, 그걸 갖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는 것조차 잊고, 지금 당신은 그걸 가졌고 다른 사람들 대부분은 갖지 못했다는 사실만….그리고 그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바보라는 사실만 의식하게 될 거예요.”
“더 긴 시간이 지나면 — 아주 길지는 않고, 2~3년 정도면 — 결국 이 정보의 한계를 알게 될 거예요. 이 정보가 알려 주지 않는 게 아주 많고, 자주 부정확하고, 『뉴욕 타임스』만큼이나 당신을 엉뚱한 길로 이끌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배우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려요.”
“그사이에 당신은 이런 비밀취급인가가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서도 배우기가 아주 어려워져 있을 거예요.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이렇게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이 사람이 내가 아는 걸 안다면 나한테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지금과 같은 조언을 할까, 아니면 그걸 알면 그의 예측과 권고가 완전히 달라질까?’ 그리고 그런 머릿속 연습은 너무 고통스러워서, 얼마 지나면 그만두고 그냥 듣지 않게 돼요. 나는 이걸 내 상관들에게서, 내 동료들에게서 봤어요….그리고 나 자신에게서도요.”
“그런 비밀취급인가가 없는 사람을 대할 때 당신은 오로지 그가 무엇을 믿기를 바라는지, 그가 어떤 인상을 안고 돌아가기를 바라는지의 관점에서만 대하게 될 거예요. 당신이 아는 것에 관해 그에게 조심스럽게 거짓말을 해야 할 테니까요. 사실상 그를 조종해야 하는 거죠. 그가 하는 말을 평가하려는 노력은 그만두게 될 거예요. 위험한 건, 당신이 얼간이 비슷한 존재가 된다는 거예요. 세상 사람 대부분에게서 배울 수 없는 사람이 될 거예요. 그들이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았든, 그 경험이 당신 것보다 훨씬 클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키신저는 이 긴 경고를 중간에 끊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 그는 남의 말을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이었고,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그는 이 말이 진심에서 나왔다는 것을 이해하는 듯했고, 내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가르치려 드는 말로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내 말을 온전히 실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에게는 아직 그 비밀취급인가가 없었다.”